애플의 포스터치, 3차원 인터랙션 시대 열어

Changkyu Choi   |   Tech M

본 기사는 테크M 제24호(2015년4월)에 실린 기사입니다. Tech M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3월 10일 애플워치가 출시됐다. 호평과 혹평이 교차하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혁신의 핵심이라고 선언한 ‘포스터치(force touch)’ 사용자 인터랙션 기술이 유독 눈에 띈다. 애플의 맥북 랩톱에도 적용된 포스터치는 사용자가 누르는 힘을 이용하는 인터랙션(UI) 기술이다. 현재 스마트폰에서 이용하는 2차원 평면 터치 인터랙션에서 한발 나아가 힘을 통해 깊이축을 인식할 수 있는 힘 센서와 가상의 햅틱 피드백을 만들어 주는 진동모터로 구성돼 있다.

예를 들어 이번 맥북의 트랙패드를 클릭하면 실제로는 트랙패드 판이 움직이지 않는데도 사용자는 누르는 섬세한 클릭감을 느낀다. 이 느낌은 사실이 아니라 트랙패드 밑에 달려있는 진동모터가 만들어 낸 착시효과다. 포스터치는 터치 인터랙션의 모순을 극복할 수 있다. 현재 스마트폰 혁명을 불러일으킨 터치스크린 기반의 터치와 제스처 인터랙션은 깊이축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살고 있는 3차원 공간과 같은 입·출력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따라서 문을 민다거나 밀려난다거나 혹은 물 속 깊이 손가락을 넣는다거나 눈을 밟는 느낌이나 거칠거나 부드러운 표면의 느낌 등 3차원적 조작을 할 수 없다. 그저 화면에 손가락을 대는 터치만 할 수 있다.

아울러 현재의 멀티터치 방식 인터페이스는 스마트워치같은 작은 화면에는 적합하지 않기에 이에 맞는 사용자 경험(UX) 인터랙션 모델이 필요했다.포스터치는 인터페이스의 발전사 측면에서도 혁신적인 의미를 가진다. 과거 유닉스나 도스 시절 키보드로 명령어를 입력하던 시기는 화면공간에 대한 조작이 없던 0차원 인터랙션이었다. 그 후 그래픽 기반 UI와 함께 사용자는 마우스를 이용해 화면공간에 콕콕 점을 찍듯 선택하는 1차원 인터랙션을 할 수 있었다. 이후에는 터치와 제스처를 기반으로 하는 2차원 인터랙션기술이 세상을 지배했다. 그리고 포스터치는 애플워치같은 작은 스크린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3차원 인터랙션 기술을 구현한 것이다.

3차원 인터랙션 기술로서 포스터치는 공간 기반의 입력을 쉽고 자연스럽게 만들어 주면서 누르는 느낌, 즉 햅틱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자동차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평면에서 작동하는 멀티터치 인터페이스에서는 밟는 깊이를 입력할 수 없다. 제동력같이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강도를 입력할 수 없기에 터치스크린을 얼마나 오래 터치하고 있는가로 결정하는 이상한 경험을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포스터치는 실제 브레이크처럼 작동하게 하는 경험을 가능하게 해 줄 수 있다. 실제 피아노를 연주하는 경험도 현재 터치 인터페이스로는 구현할 수 없다. 연주자는 강한 소리를 내기 위해서 피아노 건반을 강하게 누르며, 약한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건반을 약하게 친다.

포스터치 인터페이스에서는 실제 피아노를 치는 방식으로 피아노 앱의 건반을 누를 수 있고 그 미묘한 디테일을 입력할 수 있다. 아울러 햅틱 피드백을 통해 팝 뮤지션들이 쓰는 건반과 그랜드피아노의 터치감의 차이를 표현해 낼 수도 있다. 전자부품연구원 김건년 센터장이 연구하는 스타일러스펜의 필기감도 사용자에 따라 선호하는 필기감을 느끼게 해 줄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2D에서 3D 인터페이스로의 진화는 필연적으로 목표 대상을 조작하는 방식의 변화를 야기할 것이다. 예를 들어 이제 화면 안의 조작용 인터페이스에서 가정같은 실공간에 있는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선택하고 조작하기 쉬워진다.

포스터치 성공, 섬세한 햅틱 UX에 달려

물론 포스터치가 불러올 변화를 반드시 긍정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애플의 포스터치가 성공적인 혁신이 되는가의 여부는 섬세한 햅틱 UX를 만들어 낼 수 있었는가에 달려있다. 기기와의 인터랙션을 정교하게 구현해야 할 필요도 있지만, 근본적인 차원에서 포스터치가 가져오는 햅틱 경험은 만질 때 나타나는 소유욕구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새로운 깊이 차원의 추가는 제스처를 포함한 입력방식이 복잡해짐을 의미하기에 이에 대한 불편함을 초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실 포스터치나 햅틱기술이 우리나라에 없는 것은 아니다. 광주과기원 류재하 교수, 포항공대 최승문 교수, 한국기술교육대 김상연 교수 등 세계적인 햅틱 전문가들이 즐비하다. 아쉬운 점은 기술이 있어도 이를 채택하며 세상의 트렌드를 만들어낼 수 있는 비즈니스적 혜안과 비즈니스 성공을 일으킬 섬세한 UX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연세대 UX랩 인지공학스퀘어에서도 멀티터치와 멀티포스 기반의 고급 햅틱 UX를 만들어 내기 위해 수년간 뇌 기반 햅틱 연구를 수행해왔다.

우리의 연구에 의하면 성별, 연령대, 그리고 문화에 따라 포스터치를 사용하는 경우가 현재 터치스크린보다 우수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사용하는 힘뿐만 아니라 선호와 만족도 등이 다르게 나타났다. 심지어 포스터치 기반의 과제 성공률도 각기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섬세한 연구개발이 결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장밋빛 환상과 성급한 실망은 독이 될 수도 있다. 오히려 포스터치가 불러올 고급 UX의 변화를 차분히 준비하는 것이 유리하다.

<본 기사는 테크M 제24호(2015년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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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kyu Choi

Cognitive Engineering Square @ UX Lab